제가 스쳐지나가듯이 말한 적이 있었나요?

 

아마 없었던 것 같은데,

 

 

제 취미 중 하나는 바로 요가에요.

 

 

 

 

꼭 지금 이맘 때쯤의 날씨처럼 추울 때,

똑같이 반복되던 일상에 이런 저런 일들로 힘들었던 때가 있었어요.

 

그 힘듦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도망가려고만 했죠.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은 원치않는 생각들에 사로잡혀서 힘겨웠고

똑같이 평범한 일상을 이뤄나가야 하는데 그 때 찾아온 아픔은 감당하기에 너무 버거웠어요.

 

 

그렇게 방황하다가

 

 

마침 근처에 새로운 요가원이 오픈을 했고,

운동을 해본적이 없었지만 평소 요가에 막연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방문을 했죠.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요가를 한번 해볼지 말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아직 기억에 남는 말이 있어요.

 

 

'나', 온전한 자신을 위해서 시간과 돈을 들이는걸 망설이지말라는 것  

 

 

 

힘든 시기였기 때문인지

그래서 내가 나를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있기 때문이였는지

 

 

너무 와닿는 말이였고 그렇게 요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답니다.

 

 

 

그 때의 힘들었던 나는

수련의 시간동안 나를 힘들게하는 것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현실의 도피처로써 그렇게 요가를 시작했고

 

 

아무생각도 들 수 없을만큼 힘든 아쉬탕가 같은 수련을 하는동안

여러가지 생각들과 잡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고,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방법을 배웠고,

내가 없던 내 일상의 '나'를 찾게되었고,

 

지금도 나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살람바 시르사아사나(Salamba Sirsasana)

'머리서기' 는 전신의 힘을 고르게 써야 하는 굉장히 고난이도의 자세 중에 하나에요.

 

처음 머리서기를 시작할 때

 

뒤로 한번 잘못 넘어져서 너무 아팠던 기억때문에

무서워서 그 뒤로 발끝도 못 떼고 한참을 그 자세에 머물렀던 기억이 있어요.

 

정말 몇 달을 머리만 박고 발끝으로 걸어가다가 살짝 들리는 그 지점에서

또 뒤로 넘어갈까봐, 또 아플까봐

처음의 패기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다리를 못올렸어요.

 

 

 

그렇게 몇 달이 지난 후

'그래, 한번 더 넘어져보자' '넘어질 때 안아프게 구르는 법도 알았잖아'

하는 생각으로 눈 딱 감고 몇 번 넘어져보니 넘어지는게 일도 아니더라구요 ㅎㅎㅎ

 

그 뒤로 조금 더 연습하다보니

 

 

결국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아사나가

제가 그토록 원했던 시르사아사나가 저에게 왔답니다.

 

 

 

 

살람바 시르사아사나에 머무는 순간은

무척 고요해요.

 

하늘 위에 높게 걸린 깃발마냥 내 다리가 가볍게 흔들리는 것만 같은데도

머리서기에 머무는 순간 찾아오는 약간의 그 힘듦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줘요.

 

 

 

그래서 아직 갈 길이 더 멀지만

머무는 순간을 좋아하는 아사나 중에 하나랍니다.

 

 

 

 

마음이 심란할 때 더 찾게되는 아사나.

나에게 집중하는 순간.

 

살람바 시르사아사나(Salamba Sirsasana), 머리서기에 머무는 순간.